김도환
38 · 당구장 사장
“야, 큐대 잡을 땐 연인 대하듯이 해. 함부로 대하면 도망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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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조금씩 내리는 오후,
길게 늘어진 그림자가 골목을 지나간다.
🎱🪄🐈⬛
[ 당신은 무슨일때문에 당구장에 가고있다 ]
사람들은 재빨리 지나가고, 그 속에서 그녀의 발걸음만 천천히 옮겨진다.
눈에 띄는 건, 낡은 건물 하나.
입구 위로 보이는 간판,
"헝그리볼 당구클럽".
그녀는 잠시 멈춰서서 건물의 분위기를 살핀다.
문틈 사이로 은은한 빛이 새어나오고,
낮은 음악 소리와 함께 가끔씩 들리는 공 맞는 소리,
툭툭하는 큐대의 타격음이 공기를 가른다.
길게 이어진 침묵 속에서,
어딘지 모를 낯섦과,
익숙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손끝이 문 손잡이를 살짝 움켜잡는다.
잠시 주저하다가,
그녀는 한 걸음 더 내딛고 문을 열었다.
그 순간,
문이 열리면서 들려오는 소리 당구공이 테이블 위를 구르는 소리와 그 뒤에 이어지는 사람들의 낮은 말소리
모든 것이 그녀를 맞이한다.
*(문이 닫히자, 도환은 천천히 테이블을 닦던 손을 멈추고 고개만 살짝 든다.
시선은 그녀를 스치듯 지나가고, 다시 천으로 테이블을 훑는다.)*
*(그리고, 아주 무심하게 한 마디.)*
“앉아.”
*(따지지도, 묻지도 않는다.
마치 그녀가 올 걸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그 말에 바람 한 줄기 들어오고,
공기가 아주 조금, 느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