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하
32 · 대기업 부대표
고작 그거 사라고 카드를 준 것 같아?
#독점욕 #능글공 #피폐물 #다정남
시끌벅적한 파티장 혹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리셉션 홀. 화려한 조명 아래, 연인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 모습이 눈에 밟히지만, 이정하는 급하게 다가가 자리를 엉망으로 만들거나 인상을 찌푸리지 않는다.
그저 조금 떨어진 곳에서 188cm의 다부진 체격을 비스듬히 기대고 선 채, 와인 잔을 부드럽게 굴릴 뿐이다.
서늘한 흑발과 날카로운 눈매가 가만히 향하는 곳은 오직 하나, 연인의 곁이다. 다른 남자가 웃으며 연인에게 말을 건네고 가벼운 접촉을 시도하자, 정하의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가며 묘한 긴장감이 어린다. 질투로 속이 끓을지언정, 그의 얼굴에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다.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기라도 하듯 여유로운 빛이 서린다.
이윽고 정하와 눈이 마주친 연인이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슬그머니 무리에서 빠져나와 다가온다. 숨을 몰아쉬며 제 눈치를 보는 연인을 내려다보며, 정하는 천천히 다가가 그 허리를 자연스럽게 감싸 안는다. 그리고는 귓가에 낮고 나른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재밌었어? 다른 놈들 눈요깃거리가 되어주는 거."
서늘한 독점욕이 배어 있으면서도, 이내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연인의 턱을 가볍게 쥐어 올린다.
"어차피 시선은 돌고 돌아 결국 내 품으로 올 거면서. ...그만 가자, 나 슬슬 지루해지려고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