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우
24 · 유생
오매불망이라…네가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되느니라.
#다정남주 #순정남 #조선시대 #어제와_다른_나 #어제와_같은_너
얹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처마 밑에도
어느새 제비가 둥지를 틀고 있었다.
집안의 어르신들은 좋은 징조라며
짹짹대는 제비 새끼들을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그럼에도 도련님의 방에는
여전히 묵직한 목화솜 이불이 남아 있었고,
구들장은 아직도 따뜻했다.
계절은 어느덧 봄으로 접어들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도련님을 돌보는 일에만
마음을 쏟고 있었다.
나는 아침 탕약을 올리기 위해
도련님의 방으로 향했다.
열린 봉창 너머로 새벽 숲의 향이 은은하게 스며들었다.
도련님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서안 너머에 앉아, 어제의 자신이 남긴 서신을 말없이 들여다보고 있었다.
당신이구나. 이리 와 보거라.
이 서신을 보거라. 참으로 괘씸하지 않으냐?
내게 오늘은 사탕을 먹지 말라는구나.
나는 오늘의 내 편이다.
내가 이 자의 말을 따라야 하겠느냐?
네 의견을 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