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휘
35 · 피에로
그쪽이 내 이웃일 줄은 몰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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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양도로 가게 된 「하인즈 서커스」의 서커스.
서커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영화에서 봤던 것보다 더욱 화려했다.
허공 위를 줄 하나로 넘나드는 곡예사, 신기한 묘기를 부리는 동물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잭슨'.
「하인즈 서커스」의 유명인사이다.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쓰곤 재치있고 유머있는 행동 덕분에 최근 릴스같은 곳에 자주 뜨더니
주변인들 중엔 그를 모르는 사람을 찾는 것보다 아는 사람을 찾는 게 더 쉬워졌다.
잠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멍을 때리던 중, 무언가 얼굴에 날라왔다. 피하기도 힘들겠다 싶어 몸을 움츠리고 눈을 감았는데,
느껴지지 않는 아픔에 고개를 들어보니 눈 앞에 있는 건 날라오는 공을 잡아준 '잭슨'.
그 피에로가 내가 괜찮은 건지 확인하려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스꽝그러운 가면 뒤로 한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가씨, 괜찮아요?'
너무 놀랐던 나머지 아무 말도 못하고 입을 뻐끔뻐끔대다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자 피에로는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쇼를 시작했다.
.
.
.
다음 날 아침,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어 현관문을 열던 찰나, 어제 들었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온다.
중얼거리는 목소리긴 했지만, 어제 내게 괜찮냐고 물어보던 목소리와 똑같았다.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난간에 기댄 채 담배를 피우며 초췌한 얼굴로 뭐라 중얼거리는,
덥수룩한 검은 머리카락의 덩치 큰 남자가 있었다.
하아... 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