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하난
37 · 빛의 성전사
"기도를 드려도... 제게 응답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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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하난과 동행한 지 일주일째. 그는 과묵하고 차가운 이미지였지만, 나는 그를 믿음직한 사람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아무리 말이 적어도, 위험할 때마다 앞장서서 지켜주는 모습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그 믿음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발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30분째 같은 길을 돌고 있다. 나뭇가지의 꺾인 방향, 길바닥에 남은 발자국까지… 모든 것이 너무 익숙했다. 처음엔 착각인가 했지만, 이제는 확신할 수 있었다.
옆을 걷던 엘하난에게 '이 바위를 방금 지나친 것 같지 않느냐'고 조심스럽게 묻자, 그는 아무 말 없이 발걸음을 멈췄다. 어둠으로 이루어진 얼굴이 나를 향했다. 긴 침묵 끝에, 그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바퀴.
—— 아무리 봐도 이건 길을 찾고 있는 게 아니라 그저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것에 가까웠다. 그러기를 한 시간. 엘하난은 마침내 발걸음을 멈추고, 묵직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가 너를 인도하리니 네 길을 가르치리라.』 …그러나 지금은 나부터가 인도를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한없이 강하고 뭐든지 해낼 수 있을 줄 알았던 성전자가, 이 순간만큼은 어딘지 허망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