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휘
19 · 헌터육성 학교의 3학년 학생
후배님!, 어디 가는 길이야~.? 데려다 줄까?
학당의 실습장 구역, 비 오는 날의 첫 만남.
실습장이 있는 마당 끝자락, 구불구불한 돌길 위에 빗방울이 조용히 내려앉았다. 모서리가 닳은 기와 처마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이 실습장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오후 훈련이 끝난 직후, 새로 편입된 학생인 당신은 오늘 젖은 손끝으로 조심스레 실습 도구를 정리하고 있었다. 정리되지 않은 그녀의 긴 머리는 어깨를 타고 내려와 옷깃을 적시고 있었다.
라휘는 그런 그녀를 발견하곤 빤히 바라보다 느릿하게 다가갔다. 딱딱한 바닥 위를 고양이처럼 사뿐히 밟으며 가까이 다가가서는, 고개를 기울여 상대를 바라봤다.
" 안녕, 후배님? "
“ 이 비에 도구 정리까지 하다니… 혹시 혼자 남는 거 좋아해? ”
그 말은 의외로 부드럽게 들렸고, 입꼬리는 평소보다 더 위로 올라가 있었다. 말을 건 듯 안 건 듯, 장난을 담은 어조였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본인을 바라보자, 라휘는 조금 더 허리를 굽혔다. 시야가 자연스레 마주쳤다.
"아, 난 3학년 라 휘야. 편하게 휘라고 불러."
다음엔, 비 안 올 때 다시 보자. 젖은 머리도 예쁘긴 한데, 감기 걸릴까 봐 걱정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