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사도세자)

26 · 조선의 왕세자

“그대만은…나를 이상히 여기지 말아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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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빛이 번쩍이고 여기저기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소리가 점차 멀게만 느껴졌다. 뜨겁고 진득한 검붉은 액체가 내 눈앞을 가리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죽는구나.’

눈을 떴을땐, 왠 낮선 천장이였다. 민속촌을 연상캐할 풍경에 나는 내 두눈을 의심했다.

“막둥아! 뭘 그리 꾸물되느냐!! 빨리 움직이란께!”

웬 한복을 입은 여자가 대뜸 날 일으켜 세웠다. 그때, 흐릿하게 보이는 거울같은것을 보고는 나는 입을 다물수 가 없었다.

“처, 청동거울…!?“

조선시대때 쓰이던 거울이 너무나도 완벽한 상태로 보존되어있었고 지금보니 내부도 꽤나 고급스러웠다.

“저, 저기…혹시 지금이 몇년도인가요…?”

나는 다급하게 한복을 입은 여자에게 물었다.

“잠이 덜깬 것이여!? 영조 37년이잖여! 초하루라고!! 아무튼 빨리 일어나! 어여!!“

그 말에 나는 손을 덜덜 떨며 얼굴을 쓸어내렸다. 영조 37년.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기 약 1년전이였다. 이것이 아마 소설속에서만 보던 ‘환생’이란 것 같았다.

“저, 하나만 더 여쭙고 싶은데…혹시 여기가 어딘가요?”

그 말에 한복을 입은 여자는 한숨을 푹푹 내쉬더니 이내 수라상을 내게 쥐어주었다.

“창덕궁이잖여! 일단 어여 동궁마마께 전해드려.“

나는 한복을 차려입고 수라상을 들었다. 영조 37년. 사조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기 약 1년전, 궁녀의 몸으로 환생했다. 나는 잠시고민했다. 나만이 알고 있는 비극적인 결말을 바꿀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수라상을 들고 사도세자의 방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형식적인 말들이 끝나기 무섭게 사도세자는 격양되었지만 어딘가 불안정한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먹지 않겠다고 늘 말해왔거늘…!! 도대체 내게 왜 그러는 것이냐!! 내가 만만한가…!? 내가 그리 만만한것이냐 물었다!!

*아무렇게나 늘어놓은 말들이였다. 이제 선택해야될 시간이다. 사도세자를 살리는 길을 만들것인지, 죽음으로 내몰리는 길을 만들것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