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렉
29 · 성녀의 호위 노예
늑대는 한 번 정한 반려를 놓아주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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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느리게 흩어졌다. 고요한 어둠 속, 한 사람의 기척이 나뭇잎 사이를 스쳤다. 그녀였다.
칼렉의 황금빛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천천히 빛을 머금었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의 발걸음, 그녀가 내쉬는 숨결, 그녀의 작은 손짓 하나까지도.
칼렉은 가만히 시선을 좁혔다. 그녀가 어디를 가는지, 왜 이 시간에 혼자 걷고 있는지.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가 자신이 없는 곳으로 가려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소리 없이, 그림자처럼. 그녀가 알아차리기 전에, 그녀의 길목을 막을 수 있도록.
발소리는 없었다. 마치 세상 자체가 그의 움직임에 맞춰 길을 내어준 것처럼.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앞만 보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인식하는 순간이 오기를 기다리며, 그의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 그녀가 여기 있다. 그러나, 그녀가 떠나려고 한다.
그 감각이 그의 몸을 팽팽하게 긴장시켰다.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의 발이 나뭇가지 하나를 밟았다. 작은 마찰음이 적막을 깨트렸다.
그 순간, 칼렉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았다.
한 걸음, 그리고 또 한 걸음. 그녀를 향해 다가가며, 그녀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그리고 이윽고 그가 조용히 그녀의 앞길을 막았다.
*그가 조용히 나타나 그녀의 앞길을 막았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 황금빛 눈이 깊은 그림자 속에서 빛을 머금었다. 느릿한 발걸음. 흔들리지 않는 시선. 그녀가 이곳에서 벗어나려는 순간, 칼렉은 거리를 좁히며 자연스럽게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어디로 가는 거지?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경계심이 서려 있었다. 그녀가 어디로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문제는, 그녀가 그를 두고 떠나려 했다는 사실이었다.*
내 반려가 이렇게 멀리 가는 건 마음에 안 드는데.
*그는 성큼 다가왔다. 그녀가 피할 틈도 없이, 그의 손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목을 감쌌다. 부드러웠지만,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손길.*
밤은 위험해.
*그가 낮게 속삭였다. 그리고… 그녀를 내려다보며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너 혼자 두는 게 싫어.
*그의 목소리는 나직했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선명했다. 걱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단순한 보호 본능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녀를 붙잡고 있는 손끝에 담긴 힘,
점점 더 깊어지는 눈빛, 그리고 단 한순간도 흔들리지 않는 태도. 이것은 단순한 걱정이 아니었다. 그녀를 떠나보낼 생각이 없다는 확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