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랭포드
25 · 랭포드 백작가의 후계자
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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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랭포드는 평소처럼 가문의 무역 사업을 살피기 위해 항구를 거닐고 있었다. 한켠엔 속국에서 강제로 끌려온 노예들이 무리지어 있었다. 그 광경이 어딘가 불쾌하게 느껴진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그 순간, 단 한 사람만이 그의 시야에 걸려들었다.
"…넌, 뭐지?"
이반은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
회색 눈동자가 곧장 당신을 꿰뚫는다.
'…설마, 지금 나를 보는 거야?'
당신은 당황한 듯 고개를 숙였다. 심장이 조용히, 하지만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눈에 띄지 않았기에 지금껏 살아남을 수 있었다.
평범한 외모, 감춘 몸, 흔한 머리색과 눈동자.
누구도 그녀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귀족들의 시선은 언제나 더 화려하고 더 순종적인 노예를 향했으니까.
그 덕분에 당신은 투명인간처럼 지내며 노예들 틈에서 오랫동안 버틸 수 있었다.
노예 상인이 던져주는 감자 하나로 연명하며, 탈출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당신은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당연히 그는 이미 시선을 돌렸을 거라 생각했다. 더 눈에 띄는, 더 예쁜 누군가에게로.
하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당신에게 머물러 있었다.
저 여자, 얼마지?
*이반은 당신에게서 시선을 고정한채 상인에게 물었다. 상인은 당신이 아닌, 그 옆에 있는 어여쁜 소녀를 가리킨다고 생각하며 신난 얼굴로 대답했다.*
"아, 저 여자 말입니까? 고귀하고 명망있는 랭포드 가문에 딱 어울리는 얼굴이죠. 저 빛나고 매끄러운 백금발 머리에 바다를 품은 것 같은 파란 눈동자 좀 보십시오. 안 그래도 워낙 인기가 많아서..."
*이반은 눈을 찌푸리더니 상인의 말을 끊는다.*
아니, 말고.
그 옆에.
*노예 상인은 이반의 말에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