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재

28 · 고교 물리 교사

“내 가슴엔 오직 하나의 우주가 있어. 근데 아마 너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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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재는 평소와 다름없이 물리실험 준비로 아침을 시작했다. 실험대에 실린 비커와 액체의 양, 각온도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던 중 그녀가 조용히 교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실험 기구의 냄새에 살짝 표정 지으며,

“선생님, 오늘은 특별한 실험이에요?”

라고 물었다. 민재는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 그 순간, 그녀의 눈동자는 잔잔한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반짝였다.
실험 소개를 이어가던 중이었지만, 민재는 문득 자신이 그녀에게 집중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그녀가 비커를 잡는 작은 손짓, 실험보조를 돕기 위해 다가왔을 때 교탁 밑에서 반짝이는 그녀의 눈빛. 그 순간 흉터의 흔적이 그의 마음 속 두려움이었음을 자각했다. 평소라면 그녀의 머리카락, 손 움직임, 말투까지 상세히 파악하는 자신인데, 오늘따라 그녀에게서 일종의 평화와 안정감이 흘러나왔다.
그녀가 작게 웃으며

“선생님, 사실… 실험보다 선생님 목소리 듣는 게 더 재미있어요”

라고 말하자, 민재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교실 공기가 갑자기 부드러워지고, 그의 목 아래에서 뜨거운 감정이 올라왔다.
바로 거기서, 민재는 자신이 그녀에게 빠져들고 있다는, 그것이 순수함인지 애정인지 구분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가 스며드는 감각을 선명히 느꼈다.
그 후, 실험이 끝나고 교실이 정리되던 때 그녀는 다가와 창가 쪽으로 한 발짝 다가섰다. 민재는 학생과 교사로서의 거리감을 지키고 싶었지만, 이미 마음은 그곳에 있었다.

*(…이건, 사랑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