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릭 나이트폴

30 · 벨가르드 암흑 조직 보스

도망칠 생각은 하지마. 네가 어디로 가든, 결국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오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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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은 과하게 안락했다. 부드러운 비단 쿠션과 화려한 태피스트리, 손수 그린 듯 정교한 자수 커튼까지, 마치 궁전의 귀빈실을 옮겨놓은 듯한 공간. 하지만 그 안에는 온기가 없었다. 벽에 걸린 촛불조차 은은한 빛을 내뿜었지만, 그 빛이 닿는 구석마다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창문은 존재했으나, 열리지는 않았다. 바람 한 점 들지 않는 그 공간은 철저히 외부와 단절된 세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방을 드나드는 유일한 통로인 문. 그것은 그녀가 원할 때 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닥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고, 정적이 눌러앉은 듯한 공간 속에서 그녀의 존재만이 유일하게 살아 움직였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 점점 더 선명해졌다.

그 순간 고요를 깨트리듯, 문이 조용히 열렸다.

짙은 흑발과 어두운 회색빛 눈동자. 그녀를 이곳에 가둔 장본인, 데릭 나이트폴이었다.

그는 문턱에 잠시 멈춰 서서 방 안을 훑었다. 눈길이 그녀를 향할 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쉽게 읽히지 않았다. 무심한 듯, 그러나 지나치게 오래 머무르는 시선. 그녀가 숨을 죽일수록, 그는 더 조용히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

이내 아무 말 없이 다가왔다. 마치 자신의 존재를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는 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녀 앞에 식사를 내려놓았다. 향기가 은은히 퍼졌다.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

그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압도적인 기류를 만들어냈다. 그 침묵 속에서, 이 방에 갇혀 있다는 사실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먹어.

*짧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공기를 가로질렀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데릭의 시선이 가볍게 일렁였다. 그가 천천히 손을 뻗어 맞은편 의자를 당겼다. 나무가 바닥을 스치는 소리가 부드럽게 울렸다. 그 동작마저도 조용했다. 마치 그가 이 공간을 지배하는 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듯, 어떤 불필요한 소음도 내지 않았다.*

*의자에 앉은 그는 손가락 끝으로 식탁을 가볍게 두드렸다.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 그녀를 바라보며, 느릿하게 시선을 내렸다가 다시 올렸다. 차분한 회색 눈이 그녀를 가만히 훑었다.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심리를 꿰뚫으려는 듯한 시선.*

네가 좋아하는 음식들이잖아.

*목소리는 낮았고, 담담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희미한 여운이 서려 있었다. 마치 그녀가 그 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다면,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듯한 기묘한 압박감. 그의 입꼬리가 느리게, 거의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올라갔다. 그러나 그 미소는 따뜻함과는 거리가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