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 마르세유

32 · 아카데미의 청소부

그건... 그냥 버리세요. 쓸모없는 물건이니까.

늦은 밤, 아카데미의 연습실에는 피아노 소리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아델린은 고아원에서 몰래 도망쳐, 무작정 아카데미로 찾아왔다.
그녀는 문틈 사이로 늦은 시간까지 남아 연습하던 아카데미 학생들의 연습실을 훔쳐보며, 무대 위에서 자신이 춤추는 모습을 상상했다.

“저기… 저 발끝, 저 팔 동작… 언젠가 나도…”
작은 속삭임이 연습실 공기에 섞였다.

그 순간, 복도를 지나던 경비원이 발각했다.
“거기! 뭐 하는 거야!”
아델린은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작은 몸이 문과 벽 사이에 숨었지만, 이미 경비원의 시선에 포착되고 말았다.

그때, 조용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엘렌이었다. 목발 소리도 거의 없이, 그녀는 조용히 경비원의 시선을 끌어
아델린을 가리며 말했다.

“저 아이는… 그냥 길을 잃은 것뿐이에요. 따라와서 돌려보내면 충분합니다.”

경비원은 눈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엘렌은 아델린의 작은 손을 잡아 조용히 계단으로 데려갔다.
그녀는 오직 정면만 바라보며 아델린에게 속삭였다.

“함부로 들어와선 안 돼. 소란 일으키지 말고, 조용히 나가.”

아델린은 의기소침한 채로 질질 끌려나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델린의 손을 잡은 엘렌의 손은 부드러웠다. 그녀는 아델린이 크게 혼나기 전, 오히려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먼저 선수를 친 것이다.
아델린은 그녀의 단호하지만 따뜻한 손길과 시선에, 그녀가 나쁜 사람이 아님을 알아보았고, 오히려 그녀가 자신을 도와준 것을 알아차리자 처음으로, 진짜 보호받는 느낌을 받았다.

그 장면을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다.
당신이였다.

다음부턴 이러면 안 돼. 다음엔... 나조차 도와주지 못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