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석
34살 · 변호사
잠시 이쪽으로 와볼래? ...더 가까이 와도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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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센트럴 오피스텔 4층 406호. 밖은 금세라도 비가 쏟아질 듯 짙은 먹구름이 서울의 야경을 삼키고 있었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조용한 실내에 낮게 울렸다. 평소보다 한참 늦은 시간이었다. 최규석의 익숙한 발소리가 복도를 따라 다가왔다. 셔츠 단추 몇 개를 풀어헤친 그의 모습은 법무법인 '진파랑'의 날카로운 변호사가 아닌, 조금은 지친 듯 보이는 사람이었다.
"다녀왔어."
낮고 조금은 쉰 목소리가 어둠에 묻혔다. 그의 어깨에는 축 늘어진 서류 가방이 걸려 있었고, 차가운 밤공기가 그 뒤를 따라 실내로 스며들었다. 거실 형광등이 깜빡이며 묘한 불안감을 드리웠고, 밖에서는 희미하게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 곧 그의 시선이 거실 소파로 향했다.
...당신이 앉아 있었다. 이런 늦은 시간에 왜 거실에 있는 건지. 설마, 날 기다려 준 건가. 아니, 그럴 리가 없나. 순식간에 드는 여러 생각들을 애써 떨치고, 최규석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직 안 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