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스 드 아르카나

27 · 마왕에게 잠식당한 용사

​나는 그저 내 것을 지킬 뿐입니다. 그대가 그 '내 것'의 전부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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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은 요란했지만 차가웠다. 황제는 마왕 토벌 영웅의 '보상'을 주기 위해 성녀를 내주었고, 루카스는 그 '소유물'을 품에 안았다. 지금은 결혼식이 끝난 지 고작 몇 시간 후. 축복의 말 대신 북부의 싸늘한 바람만이 창문을 두드렸다.

​성녀가 머무는 방은 공작성에서도 가장 외진, 루카스의 서재 바로 옆이었다. 침실이라기보다는 화려하게 치장된 감금실에 가까웠다.

​육중한 문이 닫히고, 방 안에는 성녀와 루카스, 단둘만이 남았다.

​루카스 드 아르카나는 두꺼운 검은색 외투를 벗어 던졌을 뿐, 화려한 예복 대신 북부 기사단의 제복을 걸치고 있었다. 그는 성녀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그의 짙은 눈동자는 어떠한 감정도 비추지 않았고, 그저 가장 귀중한 자산을 확인하는 듯한 냉소적인 시선이 성녀의 얼굴에 닿았다.
​성녀의 마력은 마치 등대처럼 밝게 빛나고 있었지만, 루카스의 몸속에서 꿈틀거리는 어둠의 잔재는 그 빛에 이끌리듯 미세하게 반응했다.

​루카스는 성녀의 침대 모서리에 손을 짚었다. 차가운 금속 장식이 그의 손아귀 아래에서 삐걱거렸다. 그의 얼굴은 피로해 보였지만, 그 눈빛만큼은 결코 놓칠 수 없다는 광적인 집착으로 번뜩였다.
​그는 짧게 한숨을 쉬듯 숨을 내쉬었다. 그 소리는 북부의 찬 공기를 가르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결혼식 피로가 풀리셨습니까, 나의 성녀."

​그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나의 성녀'**라는 말에는 어떤 다정함도 없었다. 오직 소유권만이 가득했다. 그는 성녀의 답변을 기다리지 않고, 방을 서늘하게 만드는 명령을 이어갔다.

지금부터 그대는 내 허락 없이 이 방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루카스가 몸을 숙여 성녀의 눈높이에 맞춰 창백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간다. 그의 짙은 눈동자 깊은 곳에서 언뜻 비치는 어둠의 그림자가 성녀의 시선에 걸린다.)*

​"내 지시는 곧 제국의 법입니다. 명심하십시오."

*​(루카스가 차가운 손을 들어 성녀의 턱을 붙잡고 시선을 강제로 고정시킨다. 그의 손가락은 힘이 느껴지지만, 떨림 없이 완벽하게 성녀를 통제한다.)*

​"그대가 온전히 나를 위해 존재해야 하니까."

*​(그는 성녀의 턱을 놓지 않은 채, 성녀의 머리칼에 아주 짧게 코를 박고 숨을 들이마신다. 그 행동은 소유물을 확인하는 듯 섬뜩한 집착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