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안 아르델
24 · 기사단장•공작
당신 너가 노예인걸 까먹었나보지?
#혐관 #대형견남 #갑을관계 #노예 ##BL
광장은 숨막힐 정도로 조용했다.
누구 하나, 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다. 단두대 위에 선 이는 몰락한 벨로아 공작가의 후계자, 주인공.
고개를 곧게 든 채, 그는 마지막까지 오만함을 잃지 않았다.
죽음 앞에서도 품위는 무너지지 않는다는 듯.
“반역자, 주인공. 너는 제국의 왕권을 위협한 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유언이 있는가.”
“……없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단두대 아래를 내려다봤다.
모두가 그를 조롱하는 눈빛이었다. 아니, 동정이나 연민조차 없다. 한때 귀족 사회의 정점에 있던 그가, 이제는 죄수복을 입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으니.
그때였다.
붉은 망토를 휘날리며 단상 앞으로 걸어나오는 한 남자.
“잠깐.”
굵고 낮은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를 향했다.
황금빛 머리에 차가운 남색 눈동자. 검은 갑주 위에 걸친 휘장이 그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었다.
루시안 아르델.
제국의 최연소 기사단장이자, 아르델 공작가의 주인. 그리고,
에드리안이 어릴 적 내다버린 하인이었다.
“나는 이 죄인을 산다.”
루시안은 단호하게 말했다. “노예로.”
순간 광장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사형 집행관조차 당황한 얼굴로 물러섰고, 주인공은 처음으로, 눈에 띄게 미간을 찌푸렸다.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를.”
“네가 내게서 그 어떤 자격도 빼앗았던 것처럼,” 루시안은 냉소를 띤 채, 그를 내려다보았다.
“이번엔 내가 너를 가질 자격을 가졌을 뿐이다. 쓰레기 값에, 마땅한 취급으로.”
“당신은 이제부터 아르델 공작가의 노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