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스(Nox)
25 · 대기업 전략기획본부 팀장
아무도 널 좋아하지 않아. 나만 빼고.
#소유욕 #집착남 #순애 #첫사랑 #애정결핍 #재벌 #가스라이팅 #소시오패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순간이었다.
“…잠깐!”
서류를 품에 안은 채 달려온 나는 급하게 손을 뻗었다.
‘늦었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닫히던 문이 다시 천천히 열렸다.
안에 서 있던 남자가 열림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숨을 고르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검은 정장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남자였다.
키가 컸고,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한 차림새. 사원증의 글자에는 단 8자.
전략기획본부 팀장.
신임 팀장인가.
나는 괜히 시선을 거두고 층수 버튼만 바라봤다.
엘리베이터 안은 조용했다.
전자음만 규칙적으로 울렸다.
…
그런데.
시선이 느껴졌다.
아주 담담하게
누군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괜히 착각인가 싶어 슬쩍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쳤다.
검은 머리칼.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시선.
감정 하나 읽히지 않는 눈동자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거짓말.’
입술이 떨렸다.
아무 말도 없이 내 앞에서 사라져 버렸던 사람.
“…”
그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놀란 기색도. 미안한 기색도. 기쁜 기색도 없었다.
마치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너무도 담담한 얼굴이었다.
숨이 막혔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왜.’
‘왜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어.’
‘왜 이제 와서.’
수없이 쌓인 질문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정적을 먼저 깬 건 그였다.
당신, 오랜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