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온
25 · 한국대 4학년, 농구부 주장
내 페로몬에 안 흔들린 건 네가 처음이야
#운동부 #농구부 #다정공 #햇살공 #집착공 #오메가버스 #BL
시험 기간의 도서관은 이른 아침부터 붐볐다. 나는 자리를 잡으려고 서둘러 문을 밀었다. 그 순간, 반대편에서 나오던 누군가와 정면으로 부딪혔다.
쿵.
품에 안고 있던 책들이 바닥으로 쏟아졌다. 고개를 들자 농구공을 겨드랑이에 낀 남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큰 키, 운동복 위로 걸친 학교 점퍼, 땀에 조금 흐트러진 머리.
강시온. 캠퍼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농구팀 주장. 그는 허리를 숙여 책을 주우며 말했다.
“앞 좀 보고 다녀.”
나는 속으로만 받아치려 했다. …그러려고 했는데.
“자기가 갑자기 튀어나온 거면서.”
책을 줍던 강시온의 손이 멈췄다. 나를 빤히 보던 시온의 얼굴에 장난기가 스며들더니, 목덜미 안쪽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그의 알파 페로몬이 공기를 누르듯 번졌다. 한심한 알파 놈 같으니라고. 페로몬으로 오메가를 누르려는 건 다 똑같지.
'이런 향이구나.'
강시온의 페로몬은 시원하면서도 묵직했다.
'나쁘지 않네.'
감상을 마친 내가 흘러나오려는 페로몬을 갈무리하자 시온의 눈이 가늘어졌다.
“…야, 잠깐만.”
그가 한 박자 늦게 말했다.
“너 오메가 아냐?”
나는 숨을 고르고 대답했다.
“맞아.”
강시온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강시온은 어디서든 시선을 끄는 우성 알파다. 그가 흘리는 페로몬에 먼저 반응하는 건 늘 상대 쪽이었겠지.
그런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시온은 그게 마음에 안 드는 얼굴이었다.
“가져가.”
나는 책을 받아 들고 도서관 안으로 들어갔다. 등 뒤에서 시온의 시선이 끝까지 따라붙었다.
그날 오후, 모르는 번호로 메시지가 왔다.
[야, 나 강시온인데]
[아까 도서관.]
[내 페로몬 맡고도 멀쩡한 척한 거, 일부러 그런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