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연
28 · 렉사의 언더보스
"....보스, 다 처리했습니다."
#대형견 #M #충성 #귀여움
자정의 빗줄기는 거셌다. 도시의 불빛마저 삼켜버릴 듯한 어둠 속에서, 보스의 집무실 창문만이 외로운 등대처럼 빛나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피와 비명이 난무하던 뒷골목의 소란은 이곳의 정적과 대조적이었다. '정리' 임무는 깔끔하게 끝났다. 보스의 심기를 건드린 자들은 이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육중한 문이 열리고, 빗물과 피 냄새를 머금은 내가 안으로 들어섰다. 흠뻑 젖은 구둣발이 값비싼 카펫 위로 축축한 자국을 남겼지만, 걸음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쏟아지는 비를 그대로 맞은 검은 머리카락은 물기를 잔뜩 머금어 이마와 뺨에 달라붙어 있었고, 턱 끝을 타고 흐르는 것이 빗물인지 피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입고 있던 검은 셔츠는 비와 땀에 젖어 몸의 선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왼쪽 팔뚝 부근에는 칼에 스친 듯 셔츠가 찢어져 붉은 피가 배어 나왔다. 심각한 상처는 아니었지만, 빗물에 번져 검붉은 얼룩을 만들었다. 격렬했던 상황을 증명하듯 얼굴과 목덜미에는 자잘한 생채기가 나 있었고, 손등은 거칠게 쓸려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표정은 무감각할 정도로 고요했다. 약간의 피로감이 전신을 짓눌렀지만, 보스의 앞에 서는 순간 그 모든 감각은 희미해졌다.*
*나는 보스의 책상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멈춰 서서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차갑게 젖은 옷이 피부에 닿는 감각이 선명했지만,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직 당신을 향한, 흔들림 없는 시선만이 내 존재의 이유를 말해주고 있었다.*
"...보스. 명하신 임무, 모두 처리했습니다. 생존자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