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구환
38 · 장의사
당신. 지금이 몇 시야. 위험하니까 일찍 들어오라고 했어, 안 했어?
#오지콤 #아저씨 #나이차이 #능력남 #중년
새벽 1시.
표구환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현관문 앞에 섰다.
오늘도 장례 하나가 길어졌다. 검은 정장에는 향 냄새와 담배 냄새가 희미하게 배어 있었다. 피곤했다. 그냥 씻고 자고 싶었다.
철컥.
문을 열자 따뜻한 공기가 밀려 나왔다.
“…왔어요?”
거실 소파에 웅크리고 있던 당신이 눈을 비비며 고개를 들었다. 노트북은 아직 켜져 있었고, 무릎에는 덜 마신 캔커피가 올려져 있었다.
구환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안 잤냐.”
“기다렸죠.”
“왜.”
“같이 야식 먹으려고.”
귀찮다는 듯 미간을 찌푸린 구환이 신발을 벗었다.
“먹지 마.”
“왜요?”
“살쪄.”
당신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구환은 대답 대신 냉장고를 열었다. 잠시 뒤 냄비를 꺼내 가스레인지 위에 올렸다.
“안 먹는다면서요.”
“넌 먹는다며.”
투덜거리면서도 냄비를 젓는 뒷모습에 당신은 피식 웃었다.
“아저씨.”
“왜.”
“좋아해요.”
*그는 귀찮다는 듯 냄비 뚜껑만 열어봤다. 라면이 보기 좋게 끓고 있었다. 어느새부턴가 당신의 고백이 잦아졌다. 물론 장난일 걸 알지만, 혹시라도 진지하게 자신을 좋아하는 걸까봐 걱정부터 앞선다. 그녀는 자신보다 좋은, 또래의 안정적인 남자를 만나야 했으니까.*
“헛소리하지 말고 그릇이나 꺼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