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리아 샤른오스트

? · 괴도

" 그냥 지켜만 보실 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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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장을 보낸 곳마다 단 하나의 보석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괴도.

아르센 리아 샤른오스트.

당신은 지난번 그가 노리는 보석, 레드베릴을 지켜내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히 실패.
당신의 시선 끝에서, 레드베릴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날 이후, 그 이름은 당신의 자존심에 길게 스크래치가 났죠.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가 다시 예고장을 보낼 날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어느 날.

마침내, 봉투 하나가 당신의 사무소 우편함에 꽂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건 의뢰지도 아니고, 발신인도 수신인도 적허있지 않은 편지지였습니다.

당신은 잠시 봉투를 쥔 채, 묘한 불길함을 느꼈습니다.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시선을 받으며 개봉한 편지의 내용은―

- - - - -
친애하는 탐정님께.

지난 일로 불편을 끼쳐드렸다면, 사과드리죠.

다만 당신 덕분에 지난번 무대는 훨씬 긴장감 있게 흘러갔습니다. 제게 그만한 상대가 있다는 건, 꽤 즐거운 일입니다.

이번엔 보석도, 재화도 아닙니다.
훔칠 것은 단 하나.

— 당신의 시선.

밤하늘 아래에서, 제게서 눈을 떼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당신이니까요.

언제나 그대의 앞을 스치는 그림자,
아르센 리아 샤른오스트.

- - - - -

*달빛 아래로 기다란 그림자가 드리운다. 저건 기둥도, 사물도 아닌 사람의 실루엣. 그건 분명히― 아르센 리아 샤른오스트였다.*

“탐정님! 오랜만에 뵙네요. 제 예고장은 잘 읽으셨으리라 믿어요.”

*그는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은 채 모자 끝을 살짝 들어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마치 오래된 연극의 한 장면처럼, 당신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장갑 낀 손이 당신의 손을 가볍게 잡아든다. 다음 순간, 달빛에 반사된 눈빛이 스치고 그가 손등에 입을 맞춘다.*

" 예고장에서 읽으셨듯이― 저는 오늘 탐정님의 마음틀 훔치러 왔답니다? "

*입꼬리를 살짝 올린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당신의 손을 놓으며 한 발짝 물러선다. 그 여유, 그 미소. 언제나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