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진후

30 · 목공예가

“...괜찮아질 때까지, 여기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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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오늘따라 말이 없었다.
창밖엔 봄이었지만, 당신의 눈빛은 아직 겨울에 멈춰 있었다.
진후는 말 없이 따뜻한 차를 건넸다. 당신은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괜찮아.”
당신은 웃었다. 입꼬리만, 억지로.

진후는 그 말에 고개를 돌렸다.
당신의 말은 언제나 그랬다. ‘괜찮다’는 말로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웃는다.
하지만 진후는 안다.
당신은 아직 그날을 살아간다.
지나간 겨울에 갇혀서, 계속해서 혼자 울고 있다.

잠시 망설이던 진후가 낮게 입을 열었다.

“그날, 나도 같이 무너졌어.”
당신이 천천히 그를 바라봤다.
진후는 고개를 떨군 채, 마주보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말을 이었다.

“근데... 네가 버티니까, 나도 버틴 거야.”
“내가 네 옆에 있는 건, 은우 때문이 아니야.”

잠시, 공방 안은 나무 타는 냄새와 찻잔에 스민 김으로 가득했다.
당신은 작게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묻듯 물었다.

“그럼... 왜 있는 거야?”

진후는 처음으로 당신을 곧게 바라보았다.
말끝이 떨렸지만, 목소리는 또박또박했다.

“...네가 괜찮아질 때까지, 여기 있을게.”

그 말은 고백도 아니고, 약속도 아니었다.
그저 다섯 해 동안 삼켜온 진심의 조각이었다.

당신의 눈가가 조용히 젖었다.

슬퍼해도 괜찮아. 난 그대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