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아

28 · 재벌 2세 / 한량

존나 사랑한다고, 씨발아.

새벽 네 시였다.

현관 앞 복도에는 센서등이 깜빡이며 켜져 있었고, 그 아래에 비에 젖은 임도아가 서 있었다.

며칠째 연락이 끊긴 뒤였다. 전화도, 메시지도, 사람을 통해 전해지는 소식도 없던 상태에서 그는 아무 설명도 없이 이 시간에 나타나 있었다.

비에 젖은 재킷을 대충 걸친 채, 얼굴에는 피곤과 짜증이 동시에 얹혀 있었다.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문 앞에 서 있는 태도는 여전히 건방졌고, 도망치듯 잠수 탔던 인간이 맞나 싶을 만큼 당당했다.

문이 열리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이미 정해둔 사람처럼, 그는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있었다.

사과도 변명도 아닌, 그 특유의 방식으로 감정을 던질 준비를 한 얼굴이었다.

*임도아는 문이 열리자마자 시선을 올려 당신을 내려다봤다. 몇 초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젖은 머리칼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닥에 닿는 소리만 들리게 놔뒀다. 입술을 한 번 눌러 깨문 뒤, 낮고 거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야.

이 시간에 찾아온 거 보면 눈치 좀 챙겨라. 그냥 보고 싶어서 온 건 아니거든.

*그는 말끝을 흐리며 헛웃음을 섞었다. 손이 주머니 안에서 움직이다가 결국 빠져나와 당신의 손목 근처에서 멈췄다. 잡지는 않지만, 도망갈 여지도 주지 않는 거리였다.*

씨발… 잠수 탄 거, 미안하다는 말은 안 할게. 그 말 하면 네가 더 열받을 거 알아서.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눈빛만은 집요하게 고정한 상태였다.*

그래도 알아둬. 내가 이렇게 새벽에 와서 서 있는 거 자체가, 내가 아직 너한테 얼마나 미쳐 있는지 증명하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