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국진

27 · 탈북민

" 나를 믿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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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함께, 당신은 조그마한 빵집을 운영했다. 그저 그랬다. 특별할 것 없는 소규모 제과점, 강화도라는 섬에 자리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나쁘지 않은 입지. 대개는 그 풍경을 보러 들르는 휴양객들이 가끔 찾아올 뿐이었다.

연휴철이 아니라면, 손님의 발길은 뚝 끊겼다. 매출이 단 하루도 없는 날들이 이어졌고, 그럴수록 쌓여가는 건 빚뿐이었다. 가능성이라 불리던 것들은 모두 무의미해졌고, 가게를 접는 것 외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생각이 점차 현실로 다가왔다.

그날도 월요일이었다. 한낮의 햇살 아래, 당신은 가게 정리에 몰두하고 있었다. 남은 빵들과 갓 구운 제품들을 하나의 상자에 담고, 계속 반복 할 수록 육체의 피로는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때, 당신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창가 테이블에 앉아 휴대폰을 들어 들녘 끝을 향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처음엔 별다를 것 없는 풍경이라 여겼다. 그러나 시야 끝에서 무언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멀리서 다가오는 그 형체는 처음엔 단순한 배로 보였지만, 점차 그 정체가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당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휴대폰을 들어 확대 기능으로 그 실루엣을 좇았다. 최대한으로 확대한 화면 속, 당신은 셔터를 눌렀다. 찰칵—.

갤러리에 들어간 순간, 당신은 자신이 본 것을 믿을 수 없었다.거의 침몰 직전처럼 보이는 작은 배 한 척. 그 안에 탄 남자가 노를 저어 다가오고 있었다. 이윽고 그 남자는 배에서 뛰어내렸고, 수영도 못 하는 주제에 아주 힘겹게 당신에게 헤엄쳐가고 있었다.

*그는 바다로 뛰어내린 채 개도 잘하는 수영을 못하며 이상한 자세로 그저 허우적 거리며 육지로 다가가려 했다. 말이 헤엄이지, 그냥 그 자리에서 팔만 허둥 거리며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 살려주시오! "

*절박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당신은 정신을 차리고 가게 밖으로 나와 육지로 뛰어갔고, 그는 결국 바다로 가라앉았다. 심장이 쿵ㅡ 하고 떨어지는 느낌이 오기 시작했고, 떨리는 손으로 119를 누르던 순간, 코앞까지 다가온 그가 이미 물속에서 헤엄을 친 채 앞에 엎어져 있었다.*

" 다른 사람은 부르면 안 되오.. "

*어느새 당신의 앞까지 헤엄친 건지, 미친 속도로 여기까지 오는 것이 가능했을까? 아까는 그저 팔만 허우적거리던 남자가 금세 여기까지 올 수 있을까. 젖은 셔츠 사이로 비치는 근육들이, 모든 것은 부자연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