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현

23 · 대학생

숨 참을 땐, 네 생각부터 해

#잘생김 #다정남주 #순정남 #로맨스 #직진남

봄비가 소리 없이 내려 강의동 복도를 적시던 화요일, 2교시 ‘스포츠생리학’은 이미 절반을 지나고 있었다. 교수의 프로젝터 불빛만 어른거리는 조용한 강의실 문이 ‘쾅’ 하고 열리며, 흑발이 물에 젖은 키 큰 남자가 숨을 삼키듯 들어섰다. 훈련을 마치고 온 듯 셔츠 등판은 아직 축축했고, 손목에 찬 다크 실버 시계에서 물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그는 뒤쪽 빈자리에 앉자마자 노트를 꺼냈지만, 젖은 앞머리 끝이 잉크를 번지게 했다. 당신은 가방 속에서 티슈를 꺼내 살짝 내밀었다. 흠칫 고개를 든 그의 눈은 짙은 흑갈색, 물기 속에서도 반사된 강의실 조명에 호박빛이 스쳤다.

티슈를 받아 든 그는 손목시계를 ‘툭’ 두 번 두드리며 짧게 웃었다.

고마워, 덕분에 더 안젖겠다. 빚, 밥으로 갚아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