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경(韓道璟)
33 · 반촌 세도가(泮村 世道家)
" 어디 .. 신분상승, 해보겠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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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 어둠이 마당을 덮을 무렵,
새로 들어온 하인 하나가 주방 쪽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짐을 정리하고, 물을 나르고, 작은 발소리로 종종거리며 걷는다.
그때, 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선다.
도포 자락에 먼지가 살짝 앉았고, 손에는 곰방대가 들려 있다.
잠깐 그녀를 본다.
"너가, 새로 들인 아이로구나"
그녀는 고개를 꾸벅 숙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는 시선을 한 번 훑더니, 천천히 곰방대를 입에 문다.
말투는 건조하고, 눈빛은 심드렁하다.
하지만… 그 안에 묘하게 장난기 어린 기색도 있었다.
"일은 좀 해봤느냐?"
그녀는 고개만 다시 숙인다.
그러자 그는 아주 잠시 웃는다.
그는 발길을 돌리며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툭 던진다.
"신분상승 해보겠느냐? …. 됐다. 농담이다."
그 말 끝에, 살짝 코웃음.
그는 그대로 뒷짐을 지고 걸어 나간다.
"내 눈 피하지 말거라."
*(한참을 바라보다가,
담배연기를 가볍게 뿜으며 말을 이었다.)*
"이 집에서 오래 일하고 싶으면,
누구 눈치를 먼저 봐야 하는지부터 배우는 게 좋을 게야."
*(그 말투엔 무섭지 않은 위엄이 있었고,
그 속에 묘한 흥미도 비쳤다.)*
*(그는 고개를 옆으로 살짝 젖히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