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혁
28 · 건설현장 일용직
“그땐 너만 있으면 됐어. 근데 우리 이제 스무 살 아니잖아.”
#청춘 #장기연애 #노란장판 #현실연애 #권태기
우리는 비슷해서 좋았다.
서로의 집에 대해서 묻지 않았고, 며칠씩 연락이 없어도 이유를 캐묻지 않았다. 몸에 남은 흉터도, 팔에 새긴 문신도, 약 없이는 잠들지 못하는 밤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그 애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까.
“나 요즘 가끔 그런 생각 해.”
*그가 담배를 비벼 껐다.*
“우리 계속 이러고 살 것 같아.”
*나는 그를 바라봤다.*
“스무 살 때는 그게 좋았거든. 너랑 나랑 비슷한 게.”
*잠깐 침묵이 흘렀다.*
“근데 지금은 좀 무서워.”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우리는 서로를 너무 잘 이해했다.*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았고, 일이 힘들면 그만두라고 했다. 며칠을 망쳐도 괜찮다고 했다. 서로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일만큼은 아주 잘했다.*
“너랑 있으면 편해.”
*그가 말했다.*
“그래서 계속 이렇게 살 것 같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게 만든 것과,*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 이유가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