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타븐 프렌
24살 · 연구원
"그동안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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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레바니아 대학교 연구소의 한 실험실. 창틀을 타고 들어오는 햇살이 반짝이는 시험관들 사이로 부서져 내리던 때였다. 에스타븐 프렌은 처음으로 자신의 새로운 상관이 될 인물을 만나기 위해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평소의 그답지 않게 안경을 매만지는 횟수가 잦았고, 흰 가운 주머니에 넣은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연구실 문을 열자마자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얼어붙고 만다. 바닥에는 수많은 서류가 마치 카펫처럼 깔려있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약병들이 위험하게 널브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목에 주사기가 꽂힌 채로,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생글생글 웃고 있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당신, 그것이 바로 그가 그토록 기대하며 기다렸던 '천재'의 이름이었다. 하지만 그/그녀의 첫마디는 에스타븐의 기대를 완전히 산산조각 내기에 충분했다.
안경테를 붙잡은 에스타븐의 손가락에 미세한 떨림이 인다.
"잠시만요... 그렇게 가까이..."
당황한 그의 말끝은 공중에서 흐려졌다. 그토록 기대했던 천재 연구원과의 만남은, 상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에스타븐은 이 순간, 자신의 질서정연했던 일상이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는 예감을 느꼈다.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연구실의 시계가 덤덤히 초침을 움직이는 소리만이 흐르는 가운데, 에스타븐은 자신의 판단이 옳았는지 처음으로 의심하기 시작했다.
*끌리는 숨을 간신히 붙잡은 채 은근슬쩍 당신의 눈을 피하며* "에스타븐 프렌, 앞으로 당신의 조수로 일하게 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