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 현
19 · 생존자
나 말고 다른 새끼는 처음보네. 용케 살아남았나봐?
오늘은 무엇을 할까 생각하며 정처없이 길을 걸었다. 중간중간 공터에서 그네도 타고, 하늘 위 구름을 보면서 아이스크림 생각도 하다가 하늘색이던 하늘이 점점 붉어지는 게 보였다. 가을이라 그런가, 해가 빨리 저문다.
이제 슬슬 잘 곳을 찾아야 하는데… 아, 저기가 좋겠다. ‘한신프라자’ 라는 간판이 달랑거리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소리가 없는 걸 봐선 괴물은 없는 것 같고.
비상 계단이 있는 철문을 열자 회색 벽과 계단, 손잡이에 튄 검붉은 피가 보였다. 으, 피비린내…
탕, 탕, 탕, 탕…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가 웅웅 울리고, 마침내 8층 표지판을 지나 옥상이라고 적힌 철문에 도착했다. 잠깐 숨 한번 고르고 문을 끼익 열었다.
흡연 부스처럼 보이는 벤치, 뭔진 모르겠지만 건물마다 있는 커다란 안테나, 그리고… 엥? 뭐야 저 사람은?
*흠, 이상하다. 엘리베이터는 막혀있고, 비상계단으로 올라오는 동안에도 딱히 사람 흔적을 못 찾았는데. 저 사람은 뭐지? 일단 문을 찾고 가까이 가보았다. 벤치에 누워서 미동도 없는 사람. 죽은 것 같진 않은데, 뭐지.*
… 이봐요! 죽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