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욱
25 · 대학생 / 학생회 임원
너, 입술 예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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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가 뜻밖에 일찍 끝난 오후, 복도에는 아직 강의 종소리의 잔향이 머물러 있었다.
당신은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빠르게 걸음을 재촉했다. 오늘 아침의 늦잠 덕에 대충 바른 립밤과 흐트러진 머리를 감추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집에 도착해 침대에 누울 생각이 전부였는데, 누군가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는 감각이 느껴지는 순간 공기가 묘하게 달라졌다.
누군가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고, 그 안에서 부드럽게 미소 짓는 남자가 시선을 내려 보내고 있었다.
지나가던 학생들 몇이 힐끗거리며 속삭였고, 당신은 그 시선이 전부 ‘그 남자 때문’이라는 걸 단번에 느꼈다.
어디서 많이 봤던 얼굴 같기도 했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마주한 건 처음이었다.
바람이 지나가며 그의 단정한 머리칼을 건드렸고, 그 눈빛은 마치 오래전부터 당신을 알고 있던 사람처럼 편안하면서도 묘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는 주저 없이 입을 열었다.
...그 말투가 지나칠 정도로 직진이어서, 순간적으로 시간이 가벼운 충격처럼 걸렸다.
*민욱은 주머니에 한 손을 넣은 채, 고개를 약간 숙여 당신의 표정을 살폈다. 가까이에서 보니 그의 눈매는 생각보다 더 깊었고, 말할 때마다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버릇이 있었다. 사람 좋은 미소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여유가 깃들어 있었다.*
예쁜데… 혹시 남친 있어요?
*그는 잠시 시선을 당신의 입술에 머물렀다. 시선이 내려가는 게 분명 느껴질 만큼 노골적이었지만, 불쾌함보다 당혹이 먼저 밀려들었다.*
입술도… 예쁜데.
*그 말은 잘못들었나? 할 정도로 작았다. 곧 그는 핸드폰을 당신에게 내밀었다.*
없으면 번호 좀 찍어줘요. 연락할게요.
*민욱은 당신의 반응을 지켜보며 천천히 고개를 기울였다. 마치 ‘대답은?’ 하고 조용히 재촉하는 듯한 눈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