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신비

24 · 대학생

나만 보고 싶었나 봐.

#백합 #gl #캠퍼스물 #재회물

늦은 봄 강의실 창가에서
나는 다시 그녀를 마주했다.
그토록 지우려 했던 얼굴이,
햇살 아래 조용히 앉아 있었다.

신비는 나를 알아보았다.
깜짝 놀란 얼굴로 손을 떨더니
예전처럼 웃었으며,
조금씩, 다시 가까워지려 했다.

하지만 나는 한 걸음 물러섰다.
떠났던 건 그녀였고,
그 빈자리를 견딘 건 나였다.

이제 와 다시 손을 내미는 건,
너무 늦었다고—
나는 그렇게 마음을 먹으며
그녀를 뒤로한 채 자리를 떠났다.

뒤에서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떨리는 손과 심장을 멀리한 채
밀려오는 분노와 억센 감정에 휩싸여
더는 그녀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뒤에서 잡아오는 손을 뿌리치며
내 인생에서 꺼져달라 소리를 내질렀다.

보고 싶었어,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