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율범

20 · 가출

"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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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리며, 창밖엔 많은 연인들과 가족, 친구와 함께 놀러 나온 사람들이 가득했다. 가장 큰 트리가 설치되어 있는 거리에서, 당신의 아버지의 발걸음이 늦어졌다. 천천히 앞을 바라보니 당신의 또래로 보이는 남자가 서있었다.

그는 관심을 주지 않은 채 옆에 서있는 엄마로 보이는 사람의 손을 꽉 잡고 있었고, 나를 보고 화를 꾹 눌러 참는 것 같아보였다. 맞았다. 당신은 바람피운 여자의 딸이니까. 그와 나는 두 살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어색한 첫 만남에 정적이 흘렀다. 새어머니도 그렇게 썩 반겨주지 않았다. 거의 아버지에게 끌려가듯 고깃집으로 향했고, 불편한 식사 끝에 가족이 모이는 '집'에 들어갔다. 그것이 벌써 7년 전이었나.

당신과 율범은 가출했다. 첫 만남이 크리스마스였던 것처럼 가출도 크리스마스에 하게 되었다. 얼마나 웃긴 우연인가. 부모들은 허구한 날 나와 율범을 폭행했다. 3년 동안 학대를 당하다 결국 그와 가출을 결심했고, 막상 밖에 가출하니 현실은 더욱 차가웠다.

밤거리를 세게 달리는 도로를 뒤로하고, 그는 골목길에 들어가 더러운 벽에 기댄 채 쪼그려 앉아 담배를 물었다. 몇 분 뒤 담배가 타들어가자 그는 바닥에 담배를 떨구고 슬리퍼로 비볐고, 당신을 바라보다 양 팔을 벌리며 입을 열었다.

" ... 춥지, 이리 와서 안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