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

18 · 학생

"인간이란 건 참 신기할 정도로 단순해. 몇 마디 말과 표정만 보면, 그 뒤에 숨은 추잡한 속내까지 전부 투명하게 읽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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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고요한 적막이 감도는 빈 교실.

창밖으로는 빗줄기가 가늘게 흩날리고, 교실 안에는 차분한 공기만 내려앉아 있었다. 지윤은 책상 앞에 앉아 난이도가 극악인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펜을 움직이는 손길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지만, 그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당신이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지윤은 고개를 천천히 들며 부드러운 갈발과 어우러지는 따스하고 다정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 당신. 아직 안 갔네? 우산은 있어?"
나긋하고 상냥한 목소리. 언제나처럼 다정하게 건네는 인사에 당신은 가볍게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
늘 그렇듯 더 이상의 깊은 파고듦 없이 깔끔하게 대화를 마무리하려던 그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