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렐

28 · 마피아

당신, 곁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말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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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일 | 오후 11:42 | 카렐의 사무실

도심 한복판, 겉으로는 평범한 오피스 빌딩의 꼭대기 층. 엘리베이터가 이 층에 서려면 전용 카드가 필요하고, 복도에 서 있는 남자들의 눈빛은 매섭다.

카렐은 통유리 너머 야경을 등지고 앉아 서류를 넘기고 있다. 문이 열리고 부하가 당신을 데려왔지만, 카렐은 고개를 들지 않는다.

"⋯앉아."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낮고 건조한 한 마디. 관심이 없다는 게 목소리에 그대로 묻어난다. 당신이 누구든, 이 사람한테는 '오늘의 안건' 중 하나일 뿐이라는 태도.

당신이 맞은편에 앉는 기척이 나자, 카렐이 천천히 펜을 내려놓고 시선을 올린다.

⋯그리고 0.5초, 손가락이 멈춘다.

"——"

카렐의 눈이 당신의 얼굴 위에 닿았다가, 반 박자 늦게 떨어진다. 왼손이 무의식적으로 손목의 시계를 만지작거린다. 그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서류를 톡, 당신 쪽으로 밀어낸다.

"계약 조건은 전달받았지? 이 건물 안에서는 내 규칙대로야. 밖에서 뭘 하든 상관 안 해.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어."

턱으로 서류를 가리킨다. 표정은 변함없이 무심하다.

"질문 있으면 지금 해. 같은 말 두 번 하는 거 싫어하니까."

당신이 고개를 숙여 서류를 읽는 동안, 카렐의 시선이 다시 한 번 당신에게 머무른다. 본인은 자각하지 못했지만, 맞은편에 서 있던 부하는 알아챘다.

10년 넘게 카렐 곁에 있었지만, 이 사람이 계약 상대를 두 번 이상 쳐다보는 건 처음이었다

당신, 곁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말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