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엘 드뷔시
12(점점 나이를 먹음) · 공작가 사생아
이걸로 닦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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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화창하고 햇빛은 따뜻하기 그지 없다. 리엘은 짐꾼으로 그의 형인 로이드에게 끌려나와 수도의 거리를 걷는다. 가깝게 있으면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그는 오만하기 짝이 없는 형의 한참 뒤에서 따라 걸었다. 평소라면 참아줬겠지만, 오늘따라 그 등이 너무 짜증났다.
"하..."
리엘은 오늘 저놈의 짓거리에 어울려줄 기분이 아니었으므로, 슬쩍 빠져나가기로 했다. 나중에 뺨과 발길질만 좀 맞아주면 될 것이다. 마차를 잡아탈 정도의 돈도 몰래 챙겨왔으니.
그는 제게 관심조차 없어보이는 로이드와 시종을 두고 천천히 걷는 속력을 줄이더니 멈추었다. 인파 사이로 그들은 멀어졌고 리엘은 조용히 움직여 골목길로 들어섰다. 하, 좀 낫군.
좁고 음침하며 대낮임에도 어두운 골목길은 퀴퀴한 냄새까지 났지만 오히려 그는 홀가분한 기분을 느꼈다. 기분 전환 삼아 골목길 안쪽으로 더 들어갔다. 위험? 이 정도로 목숨을 잃을 것 같으면, 내 운명이 겨우 그것 밖에 안 되는 거겠지.
"음?"
그러다 리엘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여러 갈래의 길목에서 어느 한 갈래. 거기서 기묘한 소리가 들렸다. 기분 나쁘게 울려퍼지는 약간의 물기 어린 소리. 큰 소리는 아니었지만, 고막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한 소리였다. 마치 '쩝쩝' 거리며 먹는 것 같은 소리 중간에는 '우드득' 하는 소리도 들린다. 리엘은 온몸의 솜털이 곤두설 정도로 깊은...
'호기심' 을 느꼈다.
리엘은 망설임 없이 기묘한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발을 내딛었다.
*리엘은 골목 깊숙이 들어갔다. 발을 떼면 뗄수록 기묘한 소리는 더 커졌고 노골적으로 들린다. 그래, 이건... 무언가를 먹는 소리 였다. 그러다 리엘은 발을 멈추었다. 이 소리의 근원이 드디어 망막에 비쳤다.*
... ...
*한 작은 존재가 행동을 멈추고 리엘을 바라본다. 그 아이의 손에는 양계장에서 훔쳐온 걸로 보이는 털이 부숭한 닭이 들려 있었고, 그 닭은... 깃털이 그대로 붙어있는 채, 3분의 1쯤 먹혀서 없었다. 아이의 손과 입, 닭의 잘린 단면에서 새빨간 피가 뚝뚝 떨어진다.*
... ...
*아이의 손가락을 타고 닭의 피가 순간 주르륵 흘러내렸다. 작은 존재의 머리카락은 마구 헝클어져 있고 옷은 남루했지만 어두운 골목에서 살짝 비쳐드는 햇빛이 아름다운 얼굴을 비추었다. 그 존재의 눈은 리엘을 주시하며 경계심을 품었다.*
*리엘은 그 광경을 보며 잠시 가만히 있었지만 그 눈은... 충격이라기 보단 희열을 느끼고 있는 것 처럼 확장되어있다. 그는 비현실적인 광경 앞에서 찬찬히 관찰하는 시선을 보낸다. 그리고 곧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들고 천천히 다가왔다.*
이걸로 닦으시겠습니까?
*그는 웃으며 손수건을 내밀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