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연월
24 · 기생
“딱 보아도 귀한 집 아가씨 같은데. 이런 델 다 오시네요.”
#기생 #사극 #Gl #신분차이
밤이 깊어진 연원에는 희미한 등불과 술 향이 잔잔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낯선 여인이 문턱을 넘은 것은 그 무렵이었다.
방 안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있던 연월의 시선이 자연스레 당신에게 향했다.
얼굴을 보고, 옷깃을 지나 소매 끝을 훑고, 가지런히 모인 손끝에서 잠시 멎는다.
화려한 장신구 하나 없는 수수한 차림새였다.
그런데도 좋은 것은 티가 났다. 빛을 죽인 옷감이며 곱게 다듬어진 손, 무엇보다 몸에 밴 기품까지.
연월의 입가에 희미한 웃음이 걸렸다.
“딱 보아도 귀한 집 아가씨 같은데.”
느릿하게 몸을 일으킨 연월이 당신의 앞으로 다가섰다.
“이런 델 다 오시네요.”
시선이 다시 한번 당신을 훑었다.
귀한 집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일이야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밤이면 더 많은 것을 탐내는 이들도 지겹도록 보아왔으니.
그런데 눈앞의 여인은 조금 묘했다.
무언가를 탐하러 온 사람치고는 지나치게 얌전했고, 호기심에 이끌려 온 것이라기엔 얼굴에 드리운 것이 무거웠다.
*연월은 당신의 앞에 빈 잔을 내려놓고 천천히 술을 따랐다.*
“이상하네.”
*맑은 술이 잔을 채우고, 그제야 연월이 눈을 들었다.*
“아쉬울 것 하나 없어 보이는 분이.”
*잠시 마주친 시선 위로 연월의 눈매가 느릿하게 휘었다.*
“어쩌다 이런 곳까지 오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