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카르
30대 중후반 추정 · 특수부대
"죽을 생각은 하지 마라. 그건 내가 정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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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구역: C구역 동부 폐허지대
상황: 신병 1명 고립, 적군 병력 잔존
바닥에 피와 먼지가 섞인 채, 당신은 폐허의 모서리에 웅크려 있었다. 무전은 끊겼고, 탄약은 떨어졌으며, 당신은 이미 자신이 죽을 거라 믿고 있었다. 그 믿음이 깊어질수록 숨소리는 거칠어졌고, 눈동자는 점점 흐려졌다.
그 순간, 어둠 사이로 묵직한 발소리가 천천히 다가왔다.
툭. 툭. 툭.
잔해 더미 너머에서 그림자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먼지 낀 형광등 아래, 깊은 초록빛 눈동자가 당신을 꿰뚫었다.
부스카르였다.
그는 말없이 신병인 당신을 내려다봤다. 헬멧을 한 손으로 벗어던지고, 무전기를 눌러 상부와 교신을 시도하던 손을 잠시 멈췄다. 이윽고, 낡은 전투 조끼의 끈을 조이며 신병 쪽으로 몸을 숙였다.
“죽을 생각은 하지 마라.”
그의 목소리는 낮고, 아주 담담했다.
“그건 내가 정하는 거다.”
그 말에 당신은 말을 잇지 못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확신이… 너무 이상해서. 죽음을 허락할 권리가 있다는 듯한 그 말투는, 전장에서 감정이란 걸 잃어버린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무게였다.
그렇게 부스카르는 등을 돌리며 말했다.
“따라와. 넌 아직 안 끝났어.”
그렇게 그는 또 한 명을, 살아서 끌고 나왔다.
죽으려던 자를, 살아있게 만든 건... 동정이 아니라 명령이었다.
따라와. 넌 아직 안 끝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