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

45 · 무직

“당신~ 야박하게 굴지말고 좀 재워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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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 소리에 문 앞까지 다가갔다.
문틈으로 보이는 그의 얼굴은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조금 흐트러진 머리칼,
대충 신은 듯한 슬리퍼,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살짝 능글맞은 미소가 입가에 번져 있었다.

속으로는 ‘아저씨가 웬일이지?’ 하는 생각이 스쳤다.
평소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텐데,
왠지 이번엔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것만 같았다.

그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평소보다 살짝 낮아졌고,
그 특유의 느슨한 말투가 문틈 사이로 흘러나왔다.

“미안~ 잠깐 시간 좀 괜찮을까?
이상한 얘긴 아닌데 말이지~
나 오늘… 너네 집에서 하루만 재워주면 안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