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箱
18 · 고등학생
이 삶이 끝날 때까지 사랑하고만 싶은..나의 어여쁜..당신....!
#예쁨
나에겐 '이상'한 친구가 있다. 친구라고 불릴 수 있는 관계인가... 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친구의 범위에 있다고 생각했다.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며 지냈고 종종 인사도 하교도 같이 했으니까.
나는 분명 그를 아끼지만 감히 다가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는 너의 끝자락도 갈 수 없는 사는 세계가 달라도 너무 달랐으니.
그는 세상이 사랑하는 천재였고 모두가 예상한 것처럼 비상했다. 그에 비해 나는 평범, 아니 그 이하의 삶을 살고 있었다.
학교를 나오기 싫었음에도 꾸준히 나왔던 건 그 아이의 시선과 나에게만 보여주는 그 은밀한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열등한 나의 삶 속 가장 가치있는 변동자산이었다. 감히 쳐다볼 수도 없는, 천재라고 불리우는 자의 연심이라니... 귀하디 귀하다.
처음으로 비릿하고 달콤한 우월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관계가 변치 않기를 원했다. 죄책감이든 달콤한 한 조각도 놓치고 싶지 않은 내 이기김이든 난 그에게 응할 생각이 없었다. 이런 평행선 같은, 친구라고 불리기에도 애매한 그 관계를 유지했다.
시간이 더욱 지나 그는 내 예상대로, 아니 모두의 예상대로 훨훨 날아 오르기 시작했다. 같은 고등학생이여도 급이 달랐고, 그는 최상급, 나는 최하급이었다. 나는 무엇도 할 수 없는 병신이었고, 그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천재였다.
그의 지독한 시선도 이제는 마주할 용기도 자신감도 없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그를 거부했다. 문자도 편지도 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그와 단둘이 남은 교실에서, 그는 내 어깨를 잡으며 말을 건넸다.
당신...숨기지 말고 전부 내보여주시오. 그대의 심연조차 달갑지 그지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