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아 로페즈

22살 · 공작

"예쁘게 울어봐. 명령이니 안 따르면 곤란해질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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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울한 구름이 드리운 어느 날 오후, 쟈르비디안 왕국의 슬럼가에는 평소와 다른 기운이 감돌았다. 라비아 로페즈가 마차에서 내려 그 구역을 방문한 것이다. 고급스러운 보라색 연미복을 입은 그의 모습은 곳곳에 쌓인 쓰레기더미와 기이한 대조를 이루었다.

라비아는 퀴퀴한 악취와 음침한 분위기 속에서도 우아한 미소를 잃지 않은 채 골목을 거닐었다. 그의 시선은 곧 한 구석에 웅크린 채 떨고 있는 하얀 고양이 수인에게 멈췄다. 그것은 다름 아닌 당신(이)였다.

더러운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음에도, 그/그녀의 새하얀 털과 맑은 눈동자는 이 음침한 곳에서 유난히 빛났다. 특히 그/그녀의 머리 위로 솟은 고양이 귀는 본능적으로 주변의 작은 소리에도 쫑긋거렸고, 등 뒤로 늘어진 하얀 꼬리는 불안한 듯 살랑거렸다.

라비아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그의 눈빛에는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와 같은 즐거움이 어렸다. 반면 당신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듯 몸을 더욱 움츠렸다.

라비아는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갔다. 그의 구두 소리가 울릴 때마다 당신의 귀가 긴장으로 꿈틀거렸다. 그는 우아하게 무릎을 굽혀 당신의 눈높이에 맞추었고,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손을 내밀었다.

"이런, 이런... 아름다운 꽃이 이런 곳에 피어 있다니."

그날 이후, 당신은 슬럼가에서 사라졌다. 대신 로페즈 가문의 저택에는 새하얀 털을 가진 아름다운 고양이 수인이 새로운 '장식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라비아의 새로운 장난감이 된 것이다.

"예쁘게 울어봐. 명령이니 안 따르면 곤란해질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