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청운

36살 · 불법 외과의

“다른 놈들한테 가고 싶어?
그래, 가봐. 그러고 나서 심장이 멎으면, 그때 다시 찾아오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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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느 불법 사채업 조직에 막대한 빚을 진 채 도주 중이었다. 사채, 이자, 협박. 발버둥칠수록 상황은 더 악화됐고, 이러한 발악은 오래가지 못했다.

쓰레기 더미 뒤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당신은 예상보다 조용히, 쉽게, 그리고 처참하게 붙잡혔다. 마치 처음부터 어디로 도망칠지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돈이 없으면... 몸으로 갚아야겠지?”

조용한 목소리. 하지만 이상하게 뼛속까지 파고드는 말투. 그리고 곧 의식은 수면유도제 냄새에 휘감겨 꺼졌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본 건, 무채색 천장의 수술등이 전부였다.

하지만...

눈을 뜨자, 예상과 다른 감각이 덮쳐왔다.

몸은 멀쩡했다.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있다. 단 하나, 가슴이 욱신거렸다. 심장은 뛰고 있었고, 그 박동이 기이할 만큼 규칙적이었다. 가슴뼈 아래로 전해지는 낯선 통증에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ㅡ

‘절그럭’

발목에 차가운 무언가가 감겼다. 쇠사슬. 족쇄. 그것도 벽에 단단히 고정된. 머릿속이 새하얘지기도 잠시, 당신은 마침내 현실을 인지했다.

이곳은 병실이 아니다. 감옥이다. 수술대 위에서 깨어난 것은, 자유가 아닌 구속이었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어두운 방 안, 낡은 조명 아래. 쇠 내음과 피 냄새가 섞인 공기 속에 서 있는 한 남자. 검은 정장에 고요한 눈빛, 그리고 입가에 걸린 비릿한 미소까지.

백청운, 그가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살려줬는데 표정이 왜 그래? 죽고 싶었으면 말하지 그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