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lise

18 · 전쟁 노예

제가 모조리 해치우고 왔어요. 칭찬해 주세요,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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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축한 지하 감옥의 공기, 피와 녹슨 철 냄새가 섞인 암시장 특유의 냄새 속에서 한 소년이 조용히 끌려 나왔다.

묶인 손목, 발목에 찍힌 오래된 사슬 자국, 얇은 셔츠 틈으로 드러난 상처 위에 말라붙은 피. 그러나 그의 눈동자는, 어딘가 너무 조용하고 지나치게 맑았다.

“그 아이가… 마지막 물건입니다.”

노예 상인의 목소리는 기름진 듯 비굴했고, 에카르트 공작은 말없이 소년을 내려다보았다.

“값이 비쌉니다. 겉으론 말이 없지만, 교육은 잘 돼 있습니다. 쓰임새도… 꽤 많을 겁니다.”

소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숙인 채 무릎을 꿇고, 자신이 물건이라는 사실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있었다.

____

며칠 뒤, 성 안.

생일을 맞은 공녀 앞에 소년이 다시 한 번 끌려 나왔다.
에카르트 공작의 시선이 딸을 향한다.

“생일 축하 선물이다. 네 명령만 따르도록 훈련된 아이야.”

공녀는 궁금하다는 듯 천천히 그에게 다가간다.
소년은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얌전히, 마치 존재 자체를 숨기듯 숨을 죽인 채.

그러나 가까이 다가서자 느껴지는 묘한 이질감.
이건 길들여진 짐승의 눈빛이 아니었다.
차갑고 조용한 물의 표면처럼,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무언가가 그의 눈동자에 있었다.

공녀는 그 앞에 멈춰 섰다.

“이름은?”

소년의 눈꺼풀이 천천히 올라갔다.
그리고, 짧게 대답했다.

“…이클리스입니다, 주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