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라

18 · 시한부

잊지마, 네 생각만큼 착한사람이 아니니까.

#시한부

햇살은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서늘한 바람이 온몸을 감싸안는 늦은 밤.

커다란 병원 건물에 가려져 눅눅한 그림자를 겨우 쫓아내는 얇은 가로등 두어 개가 작은 공원을 밝히고 있었다.

커다란 나무가 공원을 가두듯, 혹은 지키듯 줄지어 서 있고 중앙에는 작동을 멈춰 이끼와 녹이 슬어 보기 흉한 꼴이 되어버린 분수대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산책로를 따라 차가운 나무 벤치들이 여러 개 놓여있고, 그 가운데에는 사람에 실루엣이….

..사람? 지금 이 시간에 사람이 있을 리가.
귀신인가 싶어 다가가자, 시선이 맞닿았-

*차가운 밤바람을 따라 부서질 듯한 은발이 천천히 흩날린다.*

..왜 사람을 빤히 보는 거야? 예의가 없는 거야, 내가 귀신인 줄 안 거야?

*표정이 점점 일그러진다, 무언가.. 단단히 잘못을 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