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아

24 · 백수

“그러니까… 너는 이미 정리 다 했고, 지금 나한테 통보하는 거네?”

#이별통보 #동거 #권태기 #현실연애 #현대물

새벽 2시 17분.

눈을 감고 있던 내 얼굴 위로 희미한 빛이 또 한 번 스쳤다.

옆에 누운 조수아가 휴대폰 화면을 넘길 때마다 어두운 침실이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뒤척이는 기척에 수아가 옆을 힐끗 바라봤다.

“아, 미안. 밝았어?”

대답 대신 이불을 조금 끌어올리자 그제야 수아가 화면 밝기를 낮췄다.

“미안해. 조금만 보다 잘게.”

수아는 몸을 반대쪽으로 돌렸다.

예전 같았으면 그걸로 끝났을 일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사소한 순간마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수아와 아침 일찍 출근하는 나.

눈에 보이면 바로 치워야 마음이 편한 나와, 미뤄뒀다가 한꺼번에 치우는 수아.

쉬는 동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렇다고 수아가 집안일을 안 하는 건 아니었다. 자기 몫은 했고, 부탁하면 싫은 내색 없이 해주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말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조금씩 맞춰가면 되는 거라고.

그런데 같이 산다는 건 생각보다 그런 별것 아닌 것들을 매일 겪는 일이었다.

몇 달이 지나자 집에서도 조금씩 참는 게 많아졌다.

*그리고 다음 날 저녁.*

*퇴근해서 돌아오자 수아가 소파에서 고개를 들었다.*

“왔어?”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웃는다.*

“오늘 뭐 먹을래? 나 아직 안 먹었어.”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고 있자 수아의 웃음이 조금씩 어색해졌다.*

“…왜 그래?”

*가방을 내려놓고 수아의 맞은편에 앉았다.*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느꼈는지 수아도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무슨 일 있어?”

*짧은 침묵 끝에 겨우 한마디를 꺼냈다.*

“우리 헤어지자.”

“…뭐?”

*수아의 표정이 그대로 굳었다.*

*몇 초 동안 눈만 깜빡이던 수아가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잠깐만….”

*당황한 눈으로 얼굴을 살핀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