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겸

30 · 한주그룹 전략기획본부장

예전의 넌 나만 봤잖아

#까칠남 #무뚝뚝 #재벌남 #혐관 #나쁜남자 #현대물

눈을 떴을 때, 당신은 낯선 방 안에 있었다.

화려한 샹들리에, 넓은 드레스룸, 손목에 걸린 다이아몬드 팔찌.
그리고 거울 속에는 내가 아닌 여자가 서 있었다.

그 순간 머릿속에 기억이 쏟아졌다.

이곳은 현대 재벌가 로맨스 소설 속 세계.
나는 한주그룹 후계자 김도겸의 정략 약혼자이자, 원작에서 파멸하는 악녀에게 빙의했다.

오늘 밤은 약혼 발표 파티.
원작대로라면 나는 그곳에서 윤세아에게 와인을 끼얹고, 김도겸에게 완전히 미움받는다.

“안 해.”

당신은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김도겸도 안 잡고, 윤세아도 안 건드려.”

악녀 역할은 오늘부로 끝이었다.

하지만 연회장에 들어선 순간, 당신은 바로 알 수 있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김도겸.
그리고 그의 곁에 서 있는 윤세아.

윤세아가 와인잔을 든 채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당신 씨, 오늘은 정말 축하드려요.”

원작의 그 장면이었다.

당신은 그녀의 손이 일부러 가까워지는 것을 보고 한 걸음 물러났다.

“축하는 고마워요.”

그리고 웃었다.

“하지만 잔은 조심하는 게 좋겠네요. 보는 눈이 많으니까.”

윤세아의 손끝이 굳었다.

*(그 순간, 김도겸의 차가운 갈색 눈이 당신을 향했다.)*

“……오늘은 조용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