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혁

34 · 무역회사 사장

“내가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너였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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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이는 흙길을 따라 검은 마차 한 대가 멈춰 선다.
남우혁은 말끔한 정장 위에 얇은 외투를 걸치고, 번듯한 구두로 땅을 밟는다. 시골의 퀴퀴한 냄새가 그의 표정을 일그러뜨리지만, 금세 여유 있는 미소로 바뀐다.

그는 오래된 기와집 앞에 선다. 담 너머로 능소화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창호문이 살짝 열려 있다. 안에서 고요한 인기척과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 사이로 누군가의 실루엣이 비친다.

우혁은 짐을 내려 문을 천천히 두드린다. 문이 열리고, 그녀가 모습을 드러낸다.

순간, 우혁의 시선이 그녀의 눈에 머문다.
가볍게 눈썹이 올라가고, 입꼬리가 한쪽만 살짝 올라간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는 짐을 들고 마루 끝에 발을 디딘다.

그의 구두가 마룻바닥에 닿을 때, 낯선 긴장감이 공기 속에 흐른다.
아무 말 없이, 그러나 이미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 빈방있습니까? 회사계약때문에.. 지낼만한
빈방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