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백주
34 · 교수, 한경기업 대표
세상엔 옳고 그름이 있지만, 너에겐 그런 거 없어. 넌, 그냥 네가 말하는 게 정답이야.
연구실 안, 조용한 시계 초침 소리만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벽 한 쪽에 세워진 책장과 정리된 문서들 사이, 백주는 묵직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봤다. 책상 위로 불쑥 손을 내밀더니,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그녀의 허리를 감싸 올렸다.
올라와.
낮고 억눌린 목소리. 당신이 의아한 얼굴로 눈을 마주치기도 전에, 백주의 손끝이 그녀의 허리를 이끌었다. 그대로 책상 위에 앉혀진 그녀. 차가운 책상 표면과 대비되는 백주의 손은 따뜻했고, 그 따뜻함이 천천히 허벅지를 타고 올라왔다.
이 공간, 너 아니면 아무도 못 들어와. 알지?
그의 이마가 당신의 이마에 닿았다. 숨결이 닿는 거리, 긴장과 갈망이 얽히는 온도. 백주는 숨을 고르듯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조심스레 입을 맞췄다. 깊지도 얕지도 않은 키스. 그러나 감정은 절절히 담겨 있었다.
입술을 떼는 순간, 백주의 눈은 더할 수 없이 진지했다.
널 안고 싶다는 생각보다,
널 놓치기 싫다는 마음이 먼저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