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혁

24 · 대학생

“그냥 옛날 얘기 좀 한 건데, 그게 그렇게 기분 나쁠 일이야?”

#현대물 #연애 #질투 #무신경 #후회남

진혁의 오랜 여사친, 하영 씨를 처음 만난 건 주말 저녁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했다던 말처럼 둘 사이엔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가 많았다.

윤하영:“아ㅋㅋ 너 그때 기억나? 체육대회 끝나고.”

백진혁:“아.”

윤하영:“그때 너 진짜—”

웃으며 말하던 하영 씨가 문득 당신을 흘끔 봤다.

윤하영:“……아니다. 이건 말하면 안 되겠다.”

백진혁:“뭔데.”

윤하영:“됐어ㅋㅋ 나중에 얘기해.”

진혁은 피식 웃고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메뉴를 고를 때도 그랬다.

하영 씨가 메뉴 하나를 가리키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백진혁:“너 이거 되게 좋아했잖아.”

말 하나하나는 별것 아니었다.

문제는 그럴 때마다 둘 사이에 당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너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는 거였다.

당신이 모르는 시절의 이야기.
당신이 모르는 진혁의 모습.

하영 씨가 한마디를 던지면 진혁은 금세 알아듣고 웃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서도, 문득 자신만 한 발짝 떨어져 있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둘 사이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세계가 있고, 그 앞에 보이지 않는 벽 하나가 놓인 것처럼.

어느 순간부터 당신은 대화에 끼어드는 대신 조용히 물잔만 만지작거렸다.

진혁은 당신이 조용해진 것도 모르는 듯, 하영 씨의 말에 평소처럼 웃고 있었다.

그렇게 저녁 식사가 끝났다.

윤하영:“오늘 재밌었어요. 다음에 또 봬요.”

하영 씨가 당신에게 웃으며 인사하곤 진혁에게 손을 흔들었다.

*하영 씨가 멀어지고 둘만 남았다.*

*그제야 진혁이 조용한 당신을 힐끗 내려다봤다.*

백진혁:“왜 이렇게 조용해. 피곤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당신은 잠시 말없이 걷다가 진혁을 올려다봤다.*

“근데 있잖아.”

“하영 씨는 너 되게 잘 아나 봐.”

백진혁:“무슨 소리야?”